'정신없다!!'

 

연극 시작부터 끝까지 든 생각이었다. 수많은 역할을 단 5명이서 소화해내기 때문에 역할을 수행해내는 배우도, 그걸 지켜보는 관객도 피로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이 피로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이내 깨닫고 말았다. 

 

 

1. 이름표 변경 

 

 이 연극의 특징은 '캐릭터 저글링'이다.  서커스에서 공 여러 개를 들고 동시에 돌리는 저글링처럼 연극 내에서도 등장인물은 쉴 새 없이 교체된다. 이를 표현하는 것이 바로 '이름표'. 배우는 몸에 이름표를 부착하여 해당 역할을 소화해내는데 사람은 물론이요. 동물까지 표현한다. 

 

이름표를 바꿀 때도 단순히 주머니에서 꺼내 부착하는 것이 아니다. 서랍을 열었더니 이름표가 나오고, 기둥 뒤로 한 바퀴 돌고 나서 이름표가 바뀌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거나, 몸을 한 바퀴 턴하면서 부착하는 듯 특유의 동작도 함께한다. 역할이 바뀐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인지시켜준다. 

 

 역할에 비해 배우가 적기 때문에 '캐릭터 저글링'이라는 기법은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한 장면에 5명을 넘기는, 6명 이상의 역할이 나올 때는 어떻게 할까?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문제점을 해결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경찰견 '의 등장이다. 발에 목줄을 걸어두고 키키라는 이름표를 달아 키키임을 알려주었다. 한쪽 발만 따로 움직이며 한 사람이 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언급했듯이 이름이 바뀜을 알려주는 특유의 동작을 반복하며 열심히 2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를 어필한다. 

 

 

 쉴 새 없이 역할이 바뀌며 배우들도 관객들도 정신없어진다. 그럼에도 배우와 하나 되어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2. 알란의 역할과 사상

 

 극의 주인공 '알란'은 100세 생일에 요양원을 탈출한다. 그리고 조직의 돈이 든 캐리어를 가져간 시점부터 그의 이야기가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극은 전개된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어릴 적 사회주의를 동경해 떠난 아버지와 그를 원망하며 아들을 돌보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서 자랐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 발리 등을 거쳐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알란은 혼란함에 휩싸여 있던 1차 세계대전 시기를 거치며 폭탄제조자로서 삶을 살아갔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겪으면서도 알란은 어느 사상으로도 치우치지 않았다. 그저 살기 위해 일했을 뿐이었다.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집과 음식, 술,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친구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국가와 사상에 물들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결같이 욕심이 없었고 긍정적이었다. 100세여 행에서 만난 친구들에게도 진정으로 그들을 아끼며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않았다. '언젠가 이 행동이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거야.'라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정말 처음에는 불행하다 생각했건 일들이 나중에 행운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알란의 느긋하면서 흔들이지 않는 뿌리 깊은 가치관은 정말 닮고 싶다. 

 

 

78세, 알란이 스웨덴으로 돌아오고서 7년이 흘러 85세가 되던 해였다. 작은 고양이가 갑작스레 찾아왔다. 쫒아내고 밀어내도 어떻게 찾아와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고양이에게 마음을 열고 정을 주기 시작하고 '몰로토프'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 고양이는 알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함께 놀고 자고 살아가면서 그동안 살았던 인생을 정리하고 추억했다. 

 

 여우에게 물려 죽기 전에는. 

 

 오랜 세월 여러 나라를 거치며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살아왔던 그였기에 나이 들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을 슬픔으로 떠나보냈다. 그때 찾아온 몰로토프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진정한 친구였다. 그런 친구를 예고도 없이 떠나보내게 된 그는 슬픔보다 분노에 휩싸여 숨겨둔 폭약을 모두 터뜨려 날려버렸다. 그렇게 양로원으로 향했다. 

 

 

그는 양로원으로 가서 억압되고 제한된 삶에 무기력함을 느꼈다. 

알란은 평생을 자유롭게 살아왔다. 

여러 나라를 거치며 친구를 만들었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친구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도 100세 생일에. 

이제는 알 수 있다. 창문 너머에 무엇이 있었는지.

 

 

 

3. 관객과의 소통

 

 극은 보통 연극과는 다르게 대사로 상황을 추측하도록 하지 않는다. 배우가 직접 관객을 바라보며 상황을 설명해주고 배경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간간이 역할에 맞는 소통을 관객에게 시도한다. 그렇게 관객은 배우와 소통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5명이 수많은 역할을 연기하기 때문에 자칫하다 흐름을 놓칠 수가 있다. 

감사하게도 무대에 지금 장면이 어느 국가에 어느 시간인지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며 장소를 옮길 때나 역할을 바꿀 때 등등 변화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능청스럽게 관객에게 말을 거는 것 또한 재미 요소이다.

 

 국가를 이동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전통춤이 나온다. 국가를 이동할 때 즈음 서서히 배우들은 중앙으로 모이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나라에 그저 머물고 간 것이 아니라 전통을 느낄 정도로 알란이 그 나라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건으로 그 나라를 기억하는 것도 있지만 '전통춤'은 무엇보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다. 

 

4. 마치며 

 

 연극은 내게 있어 생소한 분야이다. 책을 읽을 대는 문장을, 영화를 볼 때는 촬영기법이나 음악 등에 중점을 두고 보면 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하지만 연극은 실시가능로 배우와 소통하고, 조명과 음악이 함께하는 복합적이고 순발력이 필요한 예술 분야라 느껴진다. 하나에 중점을 두지 말고 동시 여러 부분을 음미해야함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배우가 여러 역할을 단지 이름표만 가지고 표현하였고, 역할에 있어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주인공 알란이 5명인데 각기 다른 알란이었던 것처럼. 

 

 알란은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나, 어떤 목적을 두고 살아가고 있나. 일이 꼬일 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었나. 아득바득 참고 참으며 살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처음 연극이 시작할 때는 그저 양로원이 답답해서 탈출했다고 생각했다. 극이 진행되면서 알란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하고 그의 인생을 바라보니 그 좁은 양로원이 그에게 얼마나 가혹했을까 싶었다. 자유롭고 패기 넘치던 그에게서 자유를 빼앗고 억압을 하였으니... 

 

 

 알란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불과 20년 좀 넘게 살면서 남은 인생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야 잘 몰랐고 생각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이제 어렴풋이 가이드라인은 만들었다. 

 

 알란처럼 살고 싶다.

 

 

원문 링크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5304

 당신, 연극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필자는 연극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본 연극이란 대학로에서 유명한 ‘빨래’ 와 ‘옥탑방 고양이’ 이 두 작품이다. 

중고등학교 때 봤는데 아직도 배우를 바꾸어 상영하고 있더라. 

 

 오늘 소개할 연극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다. 이는 2009년 출간 후 세계 35개국에서 천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스웨덴 소설을 원안으로,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을 비롯한 국내 창작진을 통해 재탄생된 창작연극이다. 

 

 

 해당 연극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은 100세 생일에 잠옷 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훔치면서 펼쳐지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 온 스펙타클한 모험이 교차되는 내용이다. 현재로부터 한 달간의 이야기와 과거에 만난 사람에서부터 동물까지 그가 겪어온 인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프랑스, 북한 등 100년 동안 알란이 거쳐 간 나라들을 각국의 건배사와 전통 춤을 통해 설명하고, 여기에 미국 트루먼과 존슨 대통령, 중국의 마오쩌둥,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 북한의 김일성까지 만나는 그야말로 글로벌하게 스펙터클한 그의 인생을 다양한 연극적 약속을 통해 설명하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이한 점은 수많은 배역을 단 5명이 소화해낸다는 것이다. 

‘캐릭터 저글링’을 통해 

 

1. 캐릭터 저글링 

 

 말그대로 캐릭터를 저글링 한다는 것이다. 저글링은 서커스에서 볼 수 있듯이 공 여러 개를 동시에, 그리고 번갈아서 주고받으며 돌리는 행위이다. 이처럼 한 명의 배우가 평균 12역을 소화하면서 극은 진행된다. 상상이 되는가? 

 

 솔직히 필자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한 연극에서 조연이 2-3역을 소화하는 것은 봤지만 10개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역을 바꾸는 동안 흐름이 끊기지는 않을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스템이다. 물론 역할이 바뀌었음을 ‘이름표’를 통해 나타낸다. 

 

스스로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내가 다른 사람 이름표를 가져간다 해서 그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연극이 진행되는지 참으로 기대된다. 

 

 

2. 젠더 프리 캐스팅

 

 100년의 세월을 나타내야 하는 작품이기에 다양한 시간대의 ‘알란’ 이 등장한다. 여기서 또 하나 해당 연극의 진가가 나타난다. 바로 ‘젠더 프리 캐스팅’ 우리 무의식 속에 알란은 ‘남성’ 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제목에서 나와 있듯이 성별을 떠나 ‘노인’ 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노인이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 배우가 연기한다. 100년의 세월이 있기에 시간에 알란 1,2,3,4로 역할이 나뉜다. 그렇기에 연기하는 배우의 성별로 노인을 바라보지 말고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그저 창문을 넘어 도망친 ‘노인’ 만을 바라보자. 

 

 

3. 100년, 그 안에 담긴 삶은 어떠할까 

 

 21세기는 100세 시대라고 한다.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평균수명도 증가했다. 그렇지만 100년의 세월은 아득하기만 하다. 필자도 이제 막 20여 년을 살았기 때문이다. 20년의 세월도 그렇게나 길게 느껴졌는데 앞으로 80년은 어떻게 또 살아가나 싶다. 

 

 극에 나오는 노인도 그러하였을 것이다. 태어나서 가정 안에서 성장해 꿈을 가지고 학교에 가고, 사회에 진출해 온갖 일을 겪으며 살아왔을 것이다. 누구보다 자랑스러웠을 100번째 생일, 그는 도망쳐버렸다. 생일파티를 눈앞에 두고. 100세라는 것은 티비에 나올법한 경사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는 일상을 벗어나고 비일상을 찾아나섰다. 

 

 

‘목표지향적인 20세기를 거쳐온 알란이 21세기에 들어와 소수자, 약자와 연대하고 술, 친구,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여전히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올 연말,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할 것이다. ’

 

SYNOPSIS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

 

 

100번째 생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로원 창문을 넘은 노인, 알란!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역사를 뒤바꿔놓은 그가 

이번엔 갱단의 돈가방을 훔쳤다. 

시한폭탄 같은 그의 여정에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고 

이제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데…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한 100년의 모험!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펼쳐진다.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4998

저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화가. 1860년에 태어난 그녀는 12세부터 15년 정도를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난 후 버지니아에서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 이글 브리지에 정착해 열 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다섯 명이 죽고 다섯 명만 살아남았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 76세. 한 번도 배운 적 없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녀만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들은 어느 수집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 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 이후 존 F.케네디 대통령은 그녀를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칭했다. 76세부터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할머니에 대한 소개이다.

 

 

 

 

 

1. 이야기로 전하는 그림


 

이 책에는 276점의 그림이 삽화로 들어가 있다. 하나같이 따듯하고 정겨우며 그녀의 인생이 담겨있었다.

 

일단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내로라하는 그림을 평론가들이, 그리고 독자들이 손뼉을 치며 감동할 때, 나는 그 행동에 공감할 수 없다. 그림이 싫은 것이 아니다. 어릴 적 미술학원에 다니며 그림을 그린 기억도 있고, 어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도 몇 번 타봤다.

 

그리고 지금은 감성이 담긴 일러스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평소 일러스트페어를 챙겨 다녀왔을 정도로. 그럼에도 커다란 액자에 걸린 그림을 보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내용을 전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의 그림은 하나하나 스토리가 담겨있다. 그리고 에세이와 잘 어우러져 있다. 읽기 쉬운 텍스트와 거기에 담긴 깊은 감성은 그림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유도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물론 전시 그림에도 스토리는 짧게 적어둔다. 그렇지만 ‘책’이라는 매체의 주를 이루는 문장과 문장 속에서 그녀의 그림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공감을 만들어냈다.

 

 

 

2.  그녀의 인생, 그리고 나의 인생


 

 

 

1860년 농가에서 태어난 그녀, 아니 사실 농가에서 태어나든 도시에서 태어나든 19세기 후반은 21세기를 이제 막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그런 시대를 살아왔기에 그녀만의 따스한 감성이 묻어난 그림과 글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이와 평생을 함께하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갔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둘 떠나보내며 그녀의 인생 또한 영글어갔다.

 

"나는 우리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때로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여러모로 지금보다 느린 삶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행복해했어요.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와 닿는. 표현이다 과도한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어떤 삶은 살아가고 있을까. 오롯이 ‘나’로 존재하기보다는 사회의 ‘일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전보다 확실히 풍족해지고 쾌적해진 삶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저 멀리를 바라본다.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 딱 좋은 딱 좋은 때 말이에요.”

 

난 지금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내 전공은 나와 맞지 않아 복수전공을 시도했고, 4년 이내에 졸업해야 하는 내 상황에서 이미 늦은 때였다. 그렇게 전공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안 그래도 멀리하던 전공인데 더 마음이 떠나버렸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교내문화경연을 발견했고, 취미로 조금씩 쓰던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평소 한 두 장에 불과했던 분량은 10장 분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고 생각보다 많이, 굉장히 많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문과와 신방과 사이에서 컴퓨터 전공인 나는, 그들에 비해 정말 늦었다는 회의에 빠졌고 그렇게 글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내 글이 인정받고 만 것이다.

 

정말 늦었다 생각했다. 체계적으로 글을 배운 친구들이 비해 내 문장은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험을 기반 삼아, 인정을 기반 삼아 천천히 기본기부터 다지기 시작했다.

 

시작하기 딱 좋을 때다.

 

21세기는 방대한 매체의 시대이다. 무엇이든 배우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무언가 머뭇거린다면,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너무나 풍족하고 너무나 외로운 시대이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떠올려보자.

 

결국 삶은 우리 스스로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

 

 

지은이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옮긴이 : 류승경

 

출판사 : 수오서재

 

분야

에세이

 

규격

165*210*16.7 / 무선

 

쪽 수 : 288쪽

 

발행일

2017년 12월 16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87498-18-6 (03840)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485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