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탐독하기 3번째네요

애프터 다크입니다. 

전에 발매한 '어둠의 저편' 을 개정해서 나온 책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뒤통수 한 대 맞는 느낌과 함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하루키 특유의 묘사와 문장은 역시나 책 읽기를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뒷 이야기를 생각하고 각 문장이 왜 쓰였는지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배경은 자정에서 동이 틀 때 까지이다.

주인공은 '마리'와 '에리' 자매. 에리는 어려서부터 미인이었기에 잡지 모델을 했었지만 마리는 별다른 특징 없이 언니인 메리에게 비교당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마리가 심야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과거에 만난 남자 '다카하시'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다카하시는 귀찮아 하는 마리에게 끈질기게 말을 건네고 가까워지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이 책의 전체적 내용이다.

반면에 언니 '에리'는 원인 모를 잠에 빠져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잠조차도 본인이 직접, 본인 의사로 선언한 잠이었기에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여기서 재미있는건 에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우리' 라는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마치 카메라로 보는 것처럼 제3자 입장에서 관찰만 한다. 에리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제3자의 입장으로 지켜본다는 것이다.  마리와 다카하시의 관계 중간중간 에리의 방이 비춰진다. 처음에는 공허하고 무의미했던 것이 마리의 생각과 감정이 고조되면서 에리 또한 무언가로 채워지며 직접적인 감정을 느껴간다.

사실 책 소개에는 주인공이 '마리와 에리 자매' 였는데 읽다보면 에리는 그저 내면의 모습, 혹은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장치로 느껴졌다. 이야기는 마리 중심으로 진행되고 다카하시가 마리를 변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로 주인공은 마리와 다카하시가가 더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에리의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신기하게도 책의 마지막장까지 에리가 눈을 뜨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에리의 입술이 조금씩 떨리며 새로운 '태동'이 시작될것이라는 암시만 해준다. 

아마 하루키가 유도한 것은 독자가 많은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듯한다. 


필자도 '애프터 다크' 를 읽으면서 꾸준히 의문이 들었다. 읽다보면 의문이 해결될 것이라 믿고 책장을 넘겼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찝찝하게 해결된 의문들이었다. 

'마리'의 변화는 정말 응원하며 손쉽게 읽혔다.

'다카하시'의 과거와 마리를 변화시키는 과정, 그리고 드 외 인물들이 마리에게 주는 영향이나 본인들의 경험 등이 잘 전달되었다. 

하지만 끝까지 '에리'의 변화를 모르겠다. 에리가 비극적인 상황에서 긍정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느껴졌지만 어딘가 부족한 그런 결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더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책 자체는 앉은 자리에서 1시간 남짓하게 다 읽어버릴만큼 흥미로웠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어딘가 퍼즐이 하나 남은 , 약간의 찝찝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 기분을 떨쳐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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