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제목을 보고 '이게 대체 무슨 책이야?' 라는 호기심과 함께 내용이 매우 궁금해졌다. 책 앞에는 미생에 나왔다는 책이라고 띠지를 붙여놨는데 사실 미생을 보지 않아서 끌리지는 않았다.(이제서야 미생을 보는 중인데 멈출 수가 없다...) 그렇지만 모든걸 앞도하는 제목 덕분에 책을 사들었다.


 책을 살 당시의 나는 매우 힘들어 하는 상태였다. 19년을 수동적인 인생을 살다가 지금에서야 세상에 떨궈져 모두가 능동적인 나를 기대하고 있었다. 세상 경험을 하신 분들께서 이 문장을 보신다면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낯선 일상과 마주하는 매일이 힘들어지는 때였다. 더군다나 나의 꿈을 위해서 동기들과는 다른 생활 패턴을 유지했었다. 동기들이 놀러갈 때 나는 도서관으로 향했고 수업이 끝나고서는 얼른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꿈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빠졌었다. 나도 놀고 싶었고 남들처럼 밤늦도록 돌아다니고 싶었다. 이러한 감정속에서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갔다. 


 일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단순한 회피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걸 해야하긴 하는데 하기 싫고, 그렇다고 던질 일이 아니었기에 꾸역꾸역 하고.. 자연스레 성과가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다 자기합리화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노력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것, 그 하나만으로 내 자신을 채찍질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 책의 작가이자 주인공 '아마리' 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또 실망하여 자존감은 바닥을 뚫고 나간 상태이다. 결국 목숨을 끊기로 결정하고 인생 최후의 날을 어떻게 보낼지 설계한다. 최종목표는 라스베이거스. 아마리는 마지막 날을 위해 생전 해보지도, 하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의외의 장소에서 아마리의 삶은 변하기 시작한다.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며 자신의 몸에 변화가 생기고 호스티스 클럽의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자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아마리였다.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마주하며 드디어 최후의 날. 아마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사실 줄거리 쓰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도 이렇게 남겨두고 기억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였다. 책 중간중간 색칠되어 있는 글귀들이 있다.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34p

-하지만 난 도저히 꿈을 포기할 수 가 없어, 하고 싶은 걸 못하면 죽을 떄 엄청 후회하게 될 거야. -144p


이러한 글귀을이 하나하나 내 마음속에 쌓아가고 공감하며 기쁨을 얻어갔다. 

달려가는 도중 생긴 응어리들이 조금씩 사그러드는 느낌을 받았다. 

할 일을 마무리 해도 남아있던 찜찜함을 날려버렸다. 

원인은 내 마인드에 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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