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공대생 에디터 김상현입니다.

드디어 가장 친숙한 분야가 문화리뷰로 나타나 매우 들뜬 상태입니다. sf라니, 과학 분야라니!

여태 문화 초대는 예술과 인문학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기에 인문학적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저에게는 관련 글을 쓴다는 것이 나름으로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즐겁게 손 가는 대로 작성할 수 있는 기분이 듭니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는 원종우 작가의 소설로 단편집이다. 각 소설은 '앞설'과 본문, 그리고 '뒷설'로 이루어져 있다. 앞설에서는 본문의 배경이 되는 과학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뒷설에는 본문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토록 친절한 책이 어디 있을까. 작가는 절대 독자를 가르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학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 거부감은 느끼지 않을지 깊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챕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챕터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다리다.'이다.

 

 

1.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다리다.'

 

 먼저 앞설,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며 죽음을 엔트로피로 묘사한다. 엔트로피는 열역학적 상태함수(state function)의 하나로서, 열역학적 계에서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즉 유용하지 않은 에너지를 기술할 때 이용된다. 무질서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현대 우주론에서조차 우주는 영원하지 않다고 한다. 우주가 끝없이 팽창하다 어느 시점에서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열평형 상태가 된다. 이는 원자를 포함에 모든 우주의 물질들이 얼어붙어 정지하게 되고 에너지 흐름도 모두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작가는 죽음을 이와 같다고 하였다.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관절이, 근육이 퇴화하면서 생명 활동이 서서히 정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죽음이다. 작품의 배경은 얼마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래. 우연히 불로불사의 약을 개발하게 되고 온 인류가 영생을 얻게 되는 시대이다. 투약하는 순간 몸의 노화가 멈추고 그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결벽증과 대인기피증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인류는 그렇게 서로를 잃고 자기만 생각하는 바보가 되었다. 주인공만이 그저 하루하루 늙어가며 자연을 즐기고 인생을 즐긴다.

 

 인간은 유한한 생명을 지녔기에 늘 도전했고, 그렇게 인류는 발전해왔다.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며 더욱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어떤 형태로든 유한한 생명 속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였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듯이 말이다. 지나가는 꼬마에게 유한한 삶에 관해 설명하면서도 이미 늦어버린 현실은 그를 너무나도 늙게 했다.

 

2. 과학, 친해지길 바라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는 이처럼 sf 소설임을 명시하면서도 과학적 지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앞설에 나온 간단한 정보를 잘 이해하고 본문을 읽으면 앞설에서 얻은 지식을 자연스레 본문에 투영시킬 수 있다. 그리고 뒷설까지 읽으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과학과 문학, 그리고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단편소설로 승화시켜 보다 더 다양한 관점으로 주제를 고찰하고 의견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흔히 우리가 sf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설마 저런 일이 일어나겠어.', '미래에는 정말 저러고 살까?' 하는 생각들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 있는 요소들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을 생각이나 했을까. 이렇게 과학은 항상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다. 과학을 통해 과거를 보고 현재를 개발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컴퓨터가 발전하고 AI가 발전하고, 이제는 누구나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들어봤을 정도로 다음 세대의 형식적인 변화는 과학으로부터 시작한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 특성상 수학·과학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주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한 번쯤은 과학적 지식도 쌓아보는 것이 어떨까. 그것도 아주 쉽고 재미있게.

 

 

원문링크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5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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