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나, 너


     

 솔로. 누군가는 솔로인 것을 한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솔로인 것과 아닌 것.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연애를 한다면 전적으로 나의 편이 되어주고 늘 곁에 있는 친구가 생긴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추가하여 남들과는 조금 더 가까운 사이를 만들어낼 때 우리는 ‘연애’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평균보다 약간 더 너를 생각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너와의 관계를 남들과 한 단계 위로 놓는다. 나와 네가 처음 만난 날에는 이런 일이 있을지 생각이라도 했을까. 마치 ‘어린 왕자’가 ‘장미’를 만나고 관계를 각별하게 여기는 것처럼 아무런 접점이 없던 너와 나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이것이 솔로에서 약간 벗어난 자들의 삶.


 어린 왕자는 지구에 와서 뱀과 여우와 같은 여러 친구를 만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전혀 상관이 없던 어린 왕자와 동물들 사이에 접점이 생기고 서로를 각별한 존재로 ‘인식’한다. 자신의 세계에서 홀로 살아가던 어린 왕자는 ‘솔로’에서 ‘솔로가 아닌 자’로 탈피했다. 장미와의 관계만큼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홀로 살아가던 자신을 문 밖으로 이끌었다. 이 또한 흔히 여기는 ‘솔로 탈출’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 살아가며 너와 내가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흔히들 말하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으로만 봐도 알 수 있다. 너와 내가 만난다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더 나아가 어떤 관계를 만드느냐에 따라 스스로를 더 가치 있는 삶으로 인도해 준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있지 않은가. 자칫 편협한 생각으로 ‘솔로’를 단순히 연애 못하는 사람을 칭하는 단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라, 누군가의 관계를 통해 충분히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니 ‘솔로’라는 단어에 묶여 스스로를 한탄하며 살아가지 말자. 아직 경험하지 못한 관계가 무수히 펼쳐져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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