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까라마조프'가 굉장히 익숙하게 다가왔다.

 

분명 어디선가 들었는데…. 하고 찾아보니 원작 소설이 있었다. 그렇다. 고전 문학 파트에서 이름이 특이하기에 종종 봤던 기억이 났다.

 

 

책의 내용은 심오하다. 사실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듯하다. 카라마조프 가의 가주인 표도르는 왕년의 사업가이며 이 지방의 지주이다. 책 내에서 이기주의와 탐욕의 집적체로, 평생 방탕하게 본능을 좇아 살아온 인물이다. 두 명의 여인에게서 세 아들을 얻었지만, 표도르는 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훗날 아들들이 성장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첫째는 아버지와 재산 문제를 담판 지으러 왔다가 여자 문제까지 생겨 갈등이 더 심화하였다. 둘째는 집안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은 인물로서,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등 지식인의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사의 길을 걸으며 아버지와 형제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위 내용이 원작의 스토리이다. 뮤지컬 '브라더 카라마조프'의 스토리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찌 됐든 간에 핵심 키워드는 '인간의 본성' 이다. 본성을 다루는 만큼 뮤지컬 자체가 얼마나 심오한지 알려준다.

 

'친부 살인'

 

 

상상이나 해본 적 있는가. 만약 지금 내 옆에서 아버지가 주무시고 계시는데 그를 내 손으로 직접 죽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이들에게 일어나고, 이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사랑과 증오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과 함께 선과 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이기에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만약에

 

내가 형제들과 다툼으로 인해 친부를 살해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 손으로 소중한 이를 처리하고, 내 손에 엄청난 부귀영화와 권력이 쥐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평소 친하지도 않은 아버지가 병에 걸려 골골대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아버지만 없다면 부와 명예는 나의 것이 될텐데.

 

 

 제목부터 시놉시스까지 지극히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인간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원작 소설을 연극으로 옮기고, 대사와 연출로 이루어진 연극을 넘어 음악이라는 요소를 추가해 더욱 더 풍성한 작품을 만들었다. 이진욱 작곡가는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에 르네상스 작법 중 하나인 가사의 의미를 음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가사 그리기’(tone painting)를 사용하였다. 가사의 의미에 따라 음 높이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이러한 순간들이 만드는 드라마는 이 공연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해나갈 것이다.

 

 다양한 배우가 대사와 행위로 연기하는 것은 물론 음악이 주는 감정선의 자극이 어떻게 표현될지 참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원문 링크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5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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